
여러분은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나요? 저는 『정글북』을 초등학생 때 처음 읽고, 어른이 되어 다시 펼쳤을 때 전혀 다른 질문을 마주했습니다. 인간이면서 늑대 무리 속에서 자란 모글리의 이야기는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나는 어디에 속한 존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었고, 저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느꼈던 혼란과 겹쳐졌습니다.
정체성과 소속감, 경계에 선 모글리
모글리는 인간이지만 늑대 라마와 락샤 부부에게 키워져 정글의 법칙을 배우며 자랍니다. 그는 불곰 발루에게 생존의 기술을 익히고, 흑표범 바기라에게 지혜를 배우며, 인도비단뱀 카아와 우정을 나눕니다. 하지만 벵골호랑이 쉬어 칸은 끊임없이 모글리를 위협하며 "너는 정글에 속하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설정이 단순한 흥미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글리가 늑대도, 완전한 인간도 아닌 경계에 서 있다는 점은 우리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저 역시 낯선 친구들 사이에서 비슷한 어색함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저는 제 모습 그대로 있어도 되는지, 아니면 주변에 맞춰 변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작품 속 '정글의 법칙'은 약육강식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과 책임을 강조합니다. 늑대 무리는 모글리를 받아들이기 위해 회의를 열고, 발루와 바기라가 지지자로 나섭니다. 바기라는 황소 한 마리를 선물로 제시하며 모글리의 일원 자격을 얻어냅니다. 이런 과정은 인간 사회의 법과도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성장과 선택, 두 세계 사이에서
모글리는 결국 쉬어 칸을 물소 무리를 몰아 처치하지만, 이 일로 인간 마을에서도 쫓겨납니다. 그는 호랑이를 죽인 영웅이 아니라 "늑대를 부르는 악마"로 낙인찍힙니다. 이 장면이 저에게는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두 세계 모두에서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모글리의 모습은, 어느 집단에도 온전히 소속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정글에서 지내며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모글리는, 늙어가는 늑대 아켈라의 조언을 듣고 결국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 선택이 정답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결말이 열린 질문을 던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디에 속해야 행복한가? 소속감은 타인이 부여하는 것인가, 스스로 만드는 것인가? 솔직히 제가 다시 읽으며 느낀 점은, 이 작품이 제국주의적 시각을 일부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글과 인간 사회를 대비하는 방식에서 당시 시대적 배경이 반영되어 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글북』은 성장 서사로서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모글리가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저는 『정글북』이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인간이 누구인가를 묻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다시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어린 시절 놓쳤던 질문들이 지금은 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조금씩 나만의 자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성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경계에 선 존재가 남기는 메시지
정글북을 다시 떠올리면, 저는 모글리가 끝내 어느 한 세계에 완전히 고정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다가옵니다. 그는 정글의 언어를 이해하면서도 인간의 불을 사용할 줄 알고, 인간 사회를 경험하면서도 정글의 자유를 잊지 못합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세계를 모두 경험한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시야를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역시 살아가며 여러 정체성을 동시에 지닙니다. 학생이면서 자녀이고, 친구이면서 또 다른 공동체의 구성원이 됩니다. 때로는 그 역할들이 충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글리의 이야기는 말해주는 듯합니다.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고 해서 불완전한 것은 아니라고, 오히려 경계에 서 있기 때문에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소속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확장의 이야기’라는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