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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 역사 진실과 과장 최초의 역사가 여행기 같은 서술

by 오루미 2026.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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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관련 사진

오래된 역사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이게 진짜 사실일까?"입니다. 저도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으며 내내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페르시아 전쟁을 다룬 이 책은 단순한 전쟁사가 아니라, 고대 세계 곳곳의 풍습과 신화, 기이한 이야기들이 뒤섞인 거대한 이야기보따리 같았습니다. 어떤 대목에서는 "이건 좀 과장 아닌가?" 싶다가도,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정말 이런 걸 2500년 전에 기록했다고?" 하며 감탄하게 됩니다.

진실과 과장 사이, 헤로도토스의 서술 방식

헤로도토스를 '역사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처음엔 그 표현이 좀 과하다고 느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분명 황당한 이야기들이 나오거든요. 인도 사람들의 정액이 까맣다는 둥, 이집트인들이 햇빛을 많이 받아서 두개골이 단단하다는 둥, 지금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이 버젓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헤로도토스 본인도 이런 이야기들을 100% 믿지 않았다는 겁니다. 책 곳곳에 "이렇게 들었으니 전하기는 하는데, 솔직히 나도 안 믿는다"는 식의 코멘트가 달려 있거든요. 저는 이 부분에서 오히려 그의 진정성을 느꼈습니다. 자기가 본 것과 남에게 들은 것을 명확히 구분하려 했고, 출처를 밝히려고 애썼다는 점이 당시로서는 정말 획기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연구를 보면 헤로도토스의 기록 중 상당수가 놀랍도록 정확했다고 합니다. 리디아가 최초로 금화를 만들었다는 기록, 페르시아 근위병의 창 끝에 석류 모양 추가 달려 있었다는 묘사, 나일강 삼각주가 퇴적으로 형성됐다는 분석까지, 고고학적 발굴로 하나하나 입증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디테일은 직접 보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것들입니다. 물론 오류도 많습니다. 피라미드를 노예들이 채찍 맞으며 지었다는 서술은 완전히 틀렸고, 페르시아 군대 규모를 수백만으로 부풀린 것도 과장이 심합니다. 하지만 이건 헤로도토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역사 서술 전체가 가진 한계였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스인 입장에서 거대한 제국 페르시아를 바라보며 느낀 두려움과 경외감이 숫자에 반영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행기 같은 역사책, 그 독특한 매력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게 정말 '여행기'처럼 읽힌다는 점입니다. 페르시아 전쟁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까지 책의 절반 가까이가 각 지역의 풍습과 지리, 신화로 채워져 있거든요. 어떤 독자는 "대체 언제 전쟁 얘기 나와?" 하며 답답해할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 부분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캄비세스가 이집트를 공격하기 직전, 헤로도토스는 갑자기 이집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나일강이 왜 범람하는지, 이집트인들은 왜 고양이를 신성시하는지, 미라는 어떻게 만드는지까지. 처음엔 "이게 왜 필요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이 맥락이 있어야 전쟁의 의미가 입체적으로 다가온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스키타이족에 대한 서술이었습니다. 흑해 북쪽 초원을 떠돌던 이들의 생활 방식, 장례 풍습, 전투 방식까지 세세하게 적혀 있는데, 저는 이 대목에서 헤로도토스가 단순히 전쟁의 승자를 기록하려 한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고 교류하는 과정 자체를 남기고 싶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역사책은 승자의 시각에서 쓰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헤로도토스는 패자인 페르시아에 대해서도 상당히 공정한 서술을 남겼습니다. 크세르크세스의 고민, 다리우스의 정책, 페르시아 제국의 행정 체계까지, 적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시도가 곳곳에 보입니다. 이런 태도는 250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상당히 성숙한 시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덮으며 저는 이 책을 완벽한 역사서라기보다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려 한 최초의 거대한 질문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실과 전설이 뒤섞여 있고, 과장도 있고, 오류도 있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인간적인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역사책을 읽으며 "이 사람도 나처럼 궁금했구나, 확인하고 싶었구나" 하는 공감이 든 건 처음이었습니다. 고대 세계가 궁금한 분이라면, 완벽한 팩트북을 기대하지 말고 한 사람의 진솔한 탐구 여정으로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namu.wiki/w/%EC%97%AD%EC%82%AC(%EC%97%AD%EC%82%AC%EC%B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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